Career

뱅크샐러드를 떠나며 하는 퇴사 부검

nurisis 2022. 7. 3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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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의 블로그라니.. 너무 낯설다.

올해 2월까지는 꾸준히 블로그 글을 올리다가 이렇게 뜸해졌던 이유는, 그동안 해외 이직 준비를 하느라 블로그 작성을 아예 놓아버렸다. 그렇다면 이렇게 5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이유는?! 해외 이직에 성공해서 글을 쓸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 🎉 사실 6월 부터 시간은 있었는데 이직 준비를 끝내고 나니 계속 딩가딩가 놀고 싶었다.. 아니 놀았다.

해외 이직을 하게 되어 뱅크샐러드에서는 지난주 금요일이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퇴사 후 1년 9개월 동안 몸담았던 뱅크샐러드에서의 시간을 회고해보았다. 이번 회고는 넷플릭스의 퇴사 문화로 유명한 부검 메일을 참고했다.

 


 

1. 왜 떠나는지 (다른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 해외 이직을 하는 이유는?
    • 오래전부터 해외 이직에 대한 꿈이 있었다. 내 인생의 모토 중 하나가 가능한한 많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라서, 적절한 시기에 해외에서 일을 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해외에서의 업무 방식, 해외에서 혼자 살면서 겪을 다양한 일들, 유럽 곳곳을 여행하면서 느낄 것들 등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이고 그를 통해 내가 더 단단해지고 한층 더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 그럼 왜 지금인가?
    • 아무래도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싱글일 때 다녀 와야겠다고 생각했고, 더 늦기 전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빨리 다녀오고 싶었다.
    • 사실 2년 전에도 해외 이직을 생각했었지만,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현재는 이전에 비해 코로나 사태가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지금이다 싶었다.
  • 해외 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뱅샐을 계속 다녔을까?
    • 물론이다. 내가 퇴사하는 이유는, 뱅샐이 불만족스러워서 또는 아쉬운 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해외 이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 나는 뱅샐에뱅샐에 대한 애사심이 정말 컸다. 정말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며, 뱅샐에 다니면서 국내에서는 구글을 제외한 다른 기업에 이직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그 이유는 아래 2번을 통해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ㅎㅎ)

 

 

2. 회사에서 배운 것 (새로 배운 것, 경험한 것을 작성한다.)

  • 피드백 문화
    • 뱅샐에서는 어떤 작업을 진행할 때 이를 제안하는 1 pager 또는 프로덕트 스펙, 테크 스펙 등의 문서를 작성한다. 작성자가 문서를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리뷰를 요청한다. 요청을 받은 팀원들은 문서를 읽고 문서에 코멘트로 여러 가지 질문들 또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우려 사항과 의견을 남긴다.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코멘트들이 많이 달리는데, 뱅샐에서는 이런 코멘트를 주고받는 것을 welcome 한다. 이를 통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뱅크샐러드 문화 중 하나이다.
  •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 뱅크샐러드에서는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제품 개발을 한다.
    • 1 pager를 통한 프로젝트 제안 (제안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략됨)
    • 프로덕트 스펙 작성 → 팀원 리뷰 요청 → 기획적 / 개발 관점의 피드백 → 피드백 반영
      • 위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여 제품을 구체화시킨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가능한 다양한 엣지 케이스들을 고려하고 대응한다. 그래야 추후 개발 과정이 수월해진다.
    • 실험 오너는 실험설계 문서 작성을 통해 실험을 설계한다.
    • 프로덕트 스펙 픽스 후 각 포지션의 개발자들이 테크 스펙을 작성 (서버 테크 스펙, 안드로이드 테크 스펙 등) → 팀원 리뷰 요청 → 피드백 반영
    • 열심히 개발
    • 작성된 T/C(Test case)를 바탕으로 팀 내 자체 QA 진행
    • 타겟한 앱 릴리즈 버전에 해당 코드가 머지되고, QA 팀의 release QA 프로세스 진행
    • QA 팀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QA 가 패스되면, 해당 버전이 production 배포가 된 이후, 실험 비율을 점차적으로 올린다.
    • 실험을 100%로 올린 이후(전체 사용자의 50%는 대조군, 나머지 50%은 실험군), 일반적으로 2주 정도 관찰 후 primary metric으로 잡은 지표에 따라 해당 실험을 win 할 것인지 retire 할 것인지 실험 리뷰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 실험 결과에 따라 실험 분기 코드를 클린업한다.
  • 연차와 역량은 별개다. 연차가 높다고 역량이 높은 것은 아니며, 연차가 낮다고 역량이 낮은 것도 아니다!
  • 스스로 할 일을 찾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 뱅샐에서는 보통 top-down으로 할 일이 주어지지 않는다(물론 그런 경우도 존재한다). 본인이 스스로 현재 시스템의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걸 굉장히 welcome 하는 분위기이다.
  •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회사를 나가는 건 항상 스트레스받고 싫은 일이 아니라는 것. 팀원들과 친한 친구가 될 수 있고 동시에 좋은 동료로서 열정 있게,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3. 회사에 아쉬운 점 ('넷플릭스가 이랬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을 전제로 쓴다.)

음 나는 아쉬워서 회사를 떠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뱅크 샐러드가 이랬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은 없지만, 개선되면 좋을 점은 있다. 이것은 내 노트에만 남겨두겠다 😉

 

 

4. 앞으로의 계획 (어느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할지 작성한다.)

나는 2022.09.01부터 Adyen이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본사인 핀테크 기업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여기서도 지금과 같이 포지션은 Android Engineer이다. 안드로이드 외에 다른 쪽에도 다양하게 기여해볼 생각이다. 암스테르담에서의 경험 기는 추후 여기에 올려볼 예정!

 

 

5.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

  • 사내에서 발표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점. 뱅크샐러드는 각 챕터(안드로이드, iOS, 서버 등) 별 테크 톡 세션이 있다. 꼭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팀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면, 테크톡 시간에 발표를 통해 팀원들에게 값진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 자신감 있게 여러 업무에 뛰어들지 못한 점. fearless 가 부족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꽤 난이도가 있어 보이는 작업이 있을 때, 나보다 더 잘할 것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뭔가 이전 스타트업에서는 개발자가 얼마 없다 보니, 내가 다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다 도맡아 했는데, 뱅샐에서는 개발자들이 많다 보니 그런 욕심이 적었던 것 같다. 또한, 맡기 전에 결과물을 잘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먼저 들어 더 쉽사리 여러 작업에 도전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 👉 평소의 나처럼 일에 있어서도 결과물을 미리 생각하지 말고, 겁 없이 뛰어들자. 나는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내가 맡은 일은 어떻게 서든 성공시킬 테니, 우선 달려들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 굵직한 문제들을 풀려고 하지 않았던 것. 기존의 것들에 의문을 품고 문제를 꼬집어내는 것은 잘하나, 그 이후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려고 하는 것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동안 행복했고,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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